퍼스 도심은 지도로 보면 작은데, 막상 내려서 걸으면 쇼핑 거리와 아케이드, 관공서 건물, 벽화 골목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이 워킹 투어는 그 연결을 3km, 3시간으로 한 번에 훑는다. 오전 9시 30분 야간 스퀘어에서 출발해 영어 가이드와 포레스트 플레이스, 런던 코트, 스테이트 빌딩, 스털링 가든, 울프 레인을 지난다.

야간 스퀘어에서 시작하는 오전 9시 30분 단일 회차
집결지는 도심의 퍼스 디지털 타워다. 큰 화면이 탑을 감싸고 있어 멀리서도 눈에 띄고, 출발이 지체되지 않도록 5분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 회차는 이 한 번뿐이고, 11월 달력에는 아예 열리지 않는 날이 끼어 있어 날짜부터 확인해야 한다.

야간 스퀘어는 2018년 3월에 문을 연 새 광장이다. 투어는 퍼스에서 가장 새로운 구역에서 출발한다. 광장 한쪽에는 9m 높이의 조각상 ‘위린’이 서 있다.
1923년 우체국에서 1937년 튜더풍 아케이드까지
포레스트 플레이스에는 1923년 문을 연 보자르 양식의 옛 중앙우체국이 있다. 1914년 착공했지만 모래 지반과 1차 세계대전, 철강 금수 조치가 겹쳐 9년이 걸렸다. 우체국은 2016년 떠났고 지금은 H&M 매장이 이 건물을 쓴다. 아치 위에 남은 ‘POST OFFICE’ 글자가 옛 용도를 알려 준다.

런던 코트는 1937년에 개장한 4층 규모의 튜더풍 아케이드로, 헤이 스트리트 몰과 세인트 조지스 테라스를 잇는다. 한쪽 시계는 15분마다 울리면서 기사 네 명이 문에서 나와 마상 시합을 벌이고, 반대쪽 창에서는 성 조지가 용과 싸운다. 아케이드를 지나는 시각이 맞으면 두 장면을 볼 수 있다.
스테이트 빌딩은 1890년대에 정부 청사로 쓰이던 건물군으로, 지금은 카테드럴 스퀘어 재개발 구역에 속한다. 코스에는 스털링 가든도 들어 있어, 석조 건물이 이어지는 구간 사이에 화단과 잔디가 낀다.

건물 안이 아니라 길 위에서, 벽화 골목이 하이라이트다
일정은 실내 입장 투어가 아니다. 건축물은 바깥에서 보고 가이드의 이야기를 듣는다. 대신 골목이 길게 들어가 있다. 울프 레인 같은 좁은 골목에서는 벽면 가득한 거리 예술과 조각품이 옛 벽돌 건물과 번갈아 나온다.


해설은 영어로만 진행한다. 도시 역사 이야기를 알아듣는 만큼 투어의 값어치도 올라가므로, 영어 청취가 부담스러운 동행이 있으면 3시간이 길게 느껴질 수 있다. 그룹이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한 장소에서 오래 구도를 잡는 사진 촬영 일정으로는 맞지 않는다. 마음에 든 건물과 골목은 위치만 짚어 두었다가 투어가 끝난 뒤 혼자 다시 찾아가 찍어야 여유가 있다.

3km를 3시간에 걷는 속도와 예약 조건
3km에 3시간이 걸리는 것은 걷는 시간만이 아니라 설명을 듣기 위해 서 있는 시간이 함께 들어 있기 때문이다. 걸음은 느긋한 편이고 휠체어와 유모차도 다닐 수 있는 경로다. 장거리 비행에서 막 내린 날 오전에 맞추기보다는 하룻밤 자고 컨디션을 회복한 뒤 첫 오전 일정으로 넣어야 3시간이 무리 없다. 비가 와도 일정은 그대로 진행되므로 우산과 물, 편한 신발을 챙긴다. 한 번 도심 축을 잡아 두면 이후 일정에서 지도를 덜 들여다보게 된다.

성인 요금은 AU$68.6이다. 예약을 확정하면 날짜를 바꿀 수 없고 하루 전부터는 환불도 되지 않아, 항공편과 숙박 일정이 정해진 뒤에 잡아야 부담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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