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ormal Pick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 그리고 호텔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 인류와 건축에 기여한 건축가에게 수여되는 영예로운 상입니다.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들이 지은 호텔은 어떤 모습일까요. 건축가의 호텔 다섯 곳을 소개합니다.
Edited by 이철승, 윤지희
프리츠커 건축상
Pritzker Architecture Prize최고의 건축상, 프리츠커상은 인류와 건축에 기여한 최고의 건축가에게 매년 수여되는 상입니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도 불리죠. 이 건축상이 호텔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 아셨나요. 프리츠커상은 세계적인 호텔 브랜드 ‘하얏트' 재단에서 수여하는 상입니다. 1967년, 하얏트를 운영하던 프리츠커 가문은 미완성된 건물을 인수해 호텔 ‘하얏트 리젠시 애틀랜타'를 만들게 되는데요. 이 호텔은 아트리움 형태의 디자인으로, 현대 호텔 건축에 중요한 기점이 됩니다. 건축의 영향력을 중요시했던 프리츠커 가문은 건축의 가치를 알릴 상을 만들게 되는데, 그 상이 바로 프리츠커 건축상이죠. 1979년 첫 시상 이후로 현재까지 총 55명의 건축가가 이 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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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후쿠로
Marufukuro








안도 다다오와 닌텐도의 만남
오래된 전통 가옥과 독특한 현대 건축물이 많은 교토에서도 마루후쿠로의 존재감은 강렬합니다. 마루후쿠로는 1995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손길로 재탄생한 부티크 호텔입니다. 원래 이곳은 ‘마루후쿠(丸福)’라는 상표로 화투와 카드를 제작하던 닌텐도의 본사였어요. 1933년부터 1959년까지 사무실로 사용되던 곳을 건물 증축과 리모델링을 거쳐, 18개의 객실을 갖춘 호텔로 탄생시켰죠. 안도 다다오는 닌텐도와 건물의 역사를 호텔 곳곳에 최대한 보존해두었습니다. 닌텐도의 오리지널 현판, 종류도 감성도 다양한 오리지널 타일, 예전 벽지를 재활용하여 만든 조형물 등 호텔 자체가 닌텐도 박물관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예요. 몇몇 객실에서는 안도 다다오의 서명도 만날 수 있습니다.
Tip!
마루후쿠로는 올인클루시브 호텔이기도 합니다. 레스토랑 ‘카르타(Carta)’에서 아침과 저녁을 이용해보세요!

마루후쿠로
489,383원 ~ 744,492원
최저가룸 지난 2개월 기준02
호텔 일 팔라초
Hotel Il Palazzo









일본 최초의 디자인 호텔
로마의 ‘팔라초 델라 시빌타 이탈리아나’를 떠올리게 하는, 엄숙함과 근엄함이 느껴지는 후쿠오카의 디자인 호텔 ‘호텔 일 팔라초'입니다. 이곳은 1980년대 말, 일본 경제 호황기에 이탈리아 건축의 거장 알도 로시와 일본의 저명한 인테리어 디자이너 우치다 시게루가 만나 완성한 곳입니다. 이곳은 일본 최초의 디자인 호텔로, 완공 당시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어요. 특히 알도 로시는 1989년 이 호텔을 완성한 후, 바로 이듬해 프리츠커상을 수상했죠.
2022년엔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거쳤는데요. 과거 라이브 공연이 열리던 지하 공간은 라운지 ‘엘 도라도’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이곳에선 알도 로시가 디자인한 벽체 디자인과 우치다 시게루의 대표 작품 ‘춤추는 물'을 통해 그들의 흔적을 지금도 감상할 수 있어요.
Tip!
저녁 8시 이후에 라운지를 다시 방문해 보세요. 차분했던 공간이 활기찬 바로 변신한 서프라이즈가 기다리고 있어요.

호텔 일 팔라초
175,473원 ~ 371,322원
최저가룸 지난 2개월 기준03
호텔 카페 로얄
Hotel Cafe Royal







어느 때보다 빛나는 빅토리아 시대의 화려함
런던의 가장 상징적인 교차로인 피커딜리 서커스에는 19세기부터 140년 넘게 유명세를 떨치던 카페가 있었습니다. 영국의 귀족, 상류층, 유명인들이 오가며 만나던 사교의 장으로, 이름도 ‘카페 로얄’이었죠. 2008년 카페가 문을 닫고 호텔로 다시 태어날 때 장장 5년이 걸린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맡은 건 영국의 거장 건축가인 데이비드 치퍼필드였어요. 그는 ‘Grade II’ 등급의 문화유산을 보존하면서도, 최고급 호텔에 걸맞은 편의를 제공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특히 19세기 원형으로 완벽하게 복원되어 엠버빛이 눈부시게 빛나는 ‘더 그릴룸’과 ‘퐁파두르 볼룸’의 모습은, 거의 2세기 동안 이어져 온 찬란한 역사를 실감하게 합니다.
Tip!
스위트룸에 머무는 투숙객이라면, 24시간 전담 집사에게 모든 것을 맡겨주세요.

호텔 카페 로얄, 런던
1,050,644원 ~ 2,270,902원
최저가룸 지난 2개월 기준04
하우스 오브 아키텍트
House of Architects in 7132 hotel








스위스 소도시를 구한 건축
인구 약 천 명의 작은 도시, 스위스의 발스(Vals)가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스파 휴양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이 호텔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발스 시는 최고급 스파 호텔의 건축을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페터 춤토르에게 맡겼고, 그 결과물로 7132 호텔이 1996년에 문을 열었습니다. 스파 호텔답게 건축의 하이라이트는 호텔의 스파⋅온천동인 ‘7132 테르마(Therma)’인데요. 6만 장의 규암판을 켜켜이 쌓아 만든 온천 목욕탕은 알프스의 절경과 하나가 되어 조화를 이룹니다.
7132 호텔의 특별한 공간인 ‘하우스 오브 아키텍트'는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디자인한 객실로 구성된 곳입니다. 페터 춤토르는 물론, 또 다른 프리커츠상 수상자인 톰 메인, 안도 다다오, 쿠마 켄고까지 참여하여 건축가 각각의 개성이 뚜렷한 객실을 선보입니다.
Tip!
투숙객은 수⋅금⋅일요일에는 새벽 1시까지 느긋하게 온천을 이용할 수 있어요.

하우스 오브 아키텍트
677,884원 ~ 952,703원
최저가룸 지난 2개월 기준05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Fairmont Ambassador Seoul







마천루에 녹인 한국 전통 건축
프리츠커상 수상자의 호텔, 한국에서도 경험해 볼 수 있어요. 오픈과 함께 큰 주목을 받은 대형 건축 프로젝트 ‘파크원'입니다. 파크원은 오피스동인 파크원타워 1&2, 그리고 더현대서울과 호텔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로 구성되어 있죠. 파크원을 맡은 이는 퐁피두 센터로도 유명한 영국의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입니다.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의 외관을 보면 퐁피두 센터처럼 건축에서 전통적으로 감추던 것들을 드러내고 오히려 강조하는 그의 디자인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요. 한국의 전통 건축에서 착안한 붉은색 기둥을 외부는 물론 호텔 내부 곳곳에서도 발견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Tip!
페어몬트 골드룸과 시그니쳐 스위트룸에 머물면 조식, 애프터눈 티 브레이크, 이브닝 칵테일과 카나페를 제공하는 골드 라운지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어요.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484,000원 ~
최저가룸 지난 2개월 기준일부 이미지 출처: @pritzkerarchitecturepriz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