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공존하는 법 싱가포르의 친환경 호텔들

‘팬 퍼시픽’은 지속 가능한 발전에 앞장서는 호텔 그룹으로 유명합니다. 파크로열 컬렉션 피커링은 팬 퍼시픽 계열 중에서도 친환경 기술이 집약된 곳이에요. ‘정원 속 도시’ 컨셉으로 지어진 곳답게 4개 층에 걸쳐 조성된 거대한 테라스가 이곳의 포인트죠. 50여 가지 나무와 풀이 자라는 호텔이라니! 도심의 열을 흡수하고 공기를 정화하는 이 식물들은 모두 호텔의 빗물 재사용 시스템을 통해 물을 공급받습니다. 복도의 50% 이상은 자연 채광이 들어올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객실마다 정수 장치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덩굴식물로 뒤덮인 독특한 외관을 가진 오아시아 호텔 다운타운 싱가포르는 빌딩숲을 이루는 비즈니스 지역에 위치해 더 이색적으로 느껴집니다. 건물 안팎의 다양한 식물은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녹지 면적이 적은 도심 속에서 새와 동물의 휴식 공간이 되어줍니다. 실제로 호텔이 지어지기 전보다 10배 더 많은 녹지가 생겨났다고 해요. 건물 위가 뻥 뚫려있는 개방된 구조도 재미있습니다. 자연 통풍으로 야외 공간이 시원하게 유지되어 에어컨 사용량을 줄일 수 있죠. 27층의 수영장에서 푸른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건 덤이고요.

파크로열 컬렉션 피커링의 자매 호텔로 불리는 팬 퍼시픽 오차드 역시 식물과 공존하는 데 진심인 곳입니다. 숲과 해변 등 각기 다른 컨셉을 가진 4개의 야외 테라스가 있어, 투숙객이 다채로운 자연을 즐길 수 있죠. 객실 시설에도 친환경을 위한 노력이 담겨 있습니다. 먼저, 객실에 사람이 없으면 조명과 에어컨이 자동으로 꺼져 에너지를 절약합니다. 유리창은 가시광선을 투과시키고 열만 차단하는 저방사 유리를 사용했고요. 실내 조도를 밝게 유지하면서 온도는 2도 더 시원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해요. 뿐만 아니라, 지붕의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된 에너지가 건물 운영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건설사가 디자인부터 시공까지 맡은 W 싱가포르는 환경을 생각한 설계가 돋보이는 호텔입니다.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가 있는 그린 콘크리트를 사용했고, 태양열이 객실로 직접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여 냉방 소비량을 줄여주는 돌출형 발코니로 설계했죠. 객실 창문이 열리면 에어컨 설정이 자동으로 바뀌는 것도 인상적이에요. 호텔 안엔 전기차 충전소가 있습니다. 소개된 다섯 개 호텔 중에선 가장 일찍, 세계 3대 친환경 인증 중 하나인 BCA 그린마크 최고 등급을 받은 곳이에요.

힐링을 테마로 다양한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재활용과 업사이클링을 실천하는 친환경 리조트입니다. 싱가포르의 식물재배 모듈 업체인 그로브릭스(grobrix)의 농업 시스템을 도입한 이곳은, 투숙객을 대상으로 도시농업 워크숍을 열어 식물 재배법이나 채소 요리 레시피를 나눕니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발생되는 커피 찌꺼기는 탈취제나 비료로 재활용하고, 객실에는 플라스틱 물병 대신 유리병과 정수 장치가 있죠. 전기 버스를 운영하고 접이식 자전거를 대여하는 등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도 인상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