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그 이상의 공간, 아티스트가 사랑한 호텔들

‘앤디 워홀’이 사랑한 맨해튼의 전설

1880년 오픈 이후로, 뉴욕 아티스트들의 사랑방이었던 호텔 ‘더 호텔 첼시’입니다. 펑크의 대모 패티 스미스, 전설적인 가수 밥 딜런, 지미 헤드릭스,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 등 셀수없이 많은 아티스트들이 이곳을 드나들었어요. 그들은 매일같이 이 호텔에 모여 예술적 영감을 나누고 교류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호텔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의 공간이자 제2의 집이 되어주었죠. 그중 팝 아트의 아이콘 ‘앤디 워홀’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그는 호텔 첼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 <첼시 걸즈>를 제작할 만큼 이곳에 깊은 애정을 지닌 아티스트였어요. 영화는 앤디 워홀 주변 인물들의 호텔 속 일상과 환상을 보여줍니다.

‘조지 클루니’가 단골인 뉴욕 호텔

첼시 호텔이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들의 사랑방이었다면, 더 칼라일은 연예인, 정치가, 왕족이 끝없이 모여드는 뉴욕의 럭셔리 호텔입니다. 1930년에 문을 연 뒤로, 어퍼 이스트 사이드의 상징이 되었죠. 조지 클루니, 데이비드 보위를 비롯해 수많은 헐리웃 스타들이 묵었고, 대통령들과 왕족들도 자주 머물렀습니다. 특히,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마릴린 먼로가 비밀리에 만났던 곳이라는 소문도 전해지죠.

칼라일 호텔에 간다면, 재즈바 ‘베멜먼즈 바(Bemelmans Bar)'를 꼭 들르세요. 뉴욕의 전설적인 재즈바이자 최고의 칵테일을 맛볼 수 있거든요. 과거 레이디 가가는 토니 베넷과 함께 발매한 재즈 앨범 <Love for Sale>을 기념해 이곳에서 깜짝 공연을 하기도 했어요.

초현실주의 작가 ‘살바도르 달리’의 안식처

베르사유 궁전을 연상시키는 르 메우리스 호텔은, 프랑스 파리의 가장 유서깊은 럭셔리 호텔 중 한 곳입니다. 푸른 튈르리 정원을 바로 앞에 두고 있죠. 호텔의 아름다움 덕분인지 많은 예술가들이 르 메우리스를 사랑했다고 알려져 있어요. 초현실주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는 이곳을 제2의 고향이라고 불렀죠. 그는 무려 30년 이상 주기적으로 이 호텔의 스위트에 머물렀는데요.

그래서인지 전해지는 일화도 많아요. 달리가 호텔 정원에서 개미핥기를 데리고 산책을 한 일화나 호텔에 머무는 동안 자신의 방을 황금빛으로 칠해달라고 요청한 일화 등 초현실주의 작가가 아니었다면 이해하기 어려웠을 기이한 요구들을 했대요. 오늘날 호텔은 레스토랑 ‘르 달리’와 달리의 이름을 붙인 스위트룸을 운영하며 그를 기억하고 있어요.

‘코코 샤넬’이 34년간 머문 호텔

1898년에 시작된 리츠 파리는 파리 럭셔리 호텔을 대표하는 곳입니다. 파리의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서 헤밍웨이, 마르셀 푸르스트, 오드리 햅번 등 많은 예술가가 머물기도 한 곳인데요. 특히 코코 샤넬과의 인연이 깊어요. 1937년부터 리츠 파리에 장기 투숙하기 시작한 코코 샤넬은 무려 34년 동안 방돔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스위트룸에서 거주했어요. 당시 그녀가 머물렀던 객실은 ‘코코 샤넬 스위트’ 룸으로 현재 운영되고 있죠. 2016년에는 코코 샤넬의 사망 45주년을 기념해, 칼 라거펠트의 기획 아래 리츠 파리에서 샤넬 꾸뛰르 쇼를 개최하기도 했어요.

‘칸예 웨스트’의 영감이 탄생한 곳

더 머서 호텔은 미국 래퍼 칸예 웨스트가 뉴욕에 머무를 때마다 거주지로 삼은 소호의 호텔로 알려져 있어요. 그는 호텔 스위트룸과 로비를 작업실과 미팅 공간으로 활용하며, 음악, 패션 프로젝트를 구상했는데요. 특히 2011년 제이 지와 함께 작업한 ’Watch the Trone’과 2013년 앨범 ‘Yeezus’을 녹음한 곳으로 알려져 있어요. 2011년도 앨범 작업 당시 지방시 디자이너 리카르도 티시가 함께 스위트룸에 머물며 앨범 커버를 작업하기도 했는데요. 놀라운 건, 칸예 웨스트가 종종 호텔 로비의 피아노를 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