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ormal Pick
호텔에서 만나는 싱가포르의 어제와 오늘
싱가포르는 도시 재생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나라입니다. 도시개발청(URA)이 앞장서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을 주도한 덕분에, 역사가 담긴 옛 건물들이 잘 보존돼 있죠. 그중 리노베이션을 통해 호텔로 재탄생한 곳도 많은데요. 단순한 복원을 넘어, 과거를 이어가는 데 큰 가치를 두고 있어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싱가포르 호텔 5곳을 소개합니다.
EDITED BY 박지원, 윤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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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웰 리저브 싱가포르, 오토그래프 컬렉션
Maxwell Reserve Singapore, Autograph Collection








자크 가르시아와 만난 100년 유산
맥스웰 리저브 싱가포르가 자리한 '머레이 테라스' 건물은 오늘날 싱가포르 도시 재개발의 전환점을 상징하는 중요한 유산입니다. 1929년에 지어졌지만, 80년대에 본격적으로 시행된 정부의 건물 보존 정책에 따라 철거되지 않고 상점가와 사무실, 그리고 지금의 부티크 호텔로 변해왔기 때문이죠. 화려한 모습 이면에 100년 역사가 담겨있는 셈입니다.
그렇다고 복원만 한 건 아니에요. 부티크 호텔의 거장 '자크 가르시아'가 설계한 맥스웰 리저브 호텔은, 진홍색과 청록색으로 포인트를 준 객실, 분홍색 마노 대리석이 돋보이는 바 등 현대적이고 예술적인 디자인을 자랑합니다. 여기에 18세기 아시아 유물들로 장식을 더했어요. 1층 오피서스 메스 폴로 바(Officers' Mess Polo Bar)에 가면, 영국 식민지 시절 싱가포르에서 유행한 폴로 경기에 대한 경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Tip!
싱가포르의 대표 호커 센터인 ‘맥스웰 푸드 센터’가 도보 3분 거리!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현지 음식을 즐길 수 있어요.

맥스웰 리저브 싱가포르, 오토그래프 컬렉션
238,742원 ~ 449,103원
최저가룸 지난 2개월 기준02
21 카펜터
21 Carpenter







옛 송금소 시절의 기억을 이어가는 곳
1936년에 지어진 송금소 건물을 리노베이션한 호텔입니다. 옛 건물 위로 현대식 건물을 증축해 독특한 외관을 가지고 있어요. ‘클락 키’에 위치한 이곳은 싱가포르 이민 1세대가 고향에 돈을 보내던 장소였습니다. 그때 개인 서신도 동봉되곤 했는데, 호텔은 이러한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글의 일부를 발췌해 건물 외관에 각인했다고 해요.
증축된 상층부에는 과거의 유산을 재해석한 어반 룸이, 옛 건물 층에는 복원에 집중한 헤리티지 룸이 있는데요. 특히 헤리티지 룸에선 복원된 창문, 청갈 목재로 마감된 바닥 등에서 1930년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도시의 화려한 스카이라인이 펼쳐지는 루프탑 인피니티 풀까지 즐기고 나면, 싱가포르의 과거와 현재를 모두 누린 셈이죠.
Tip!
플라스틱 사용하지 않고, 버려지는 어메니티를 재활용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등 지속 가능성을 실천하는 호텔입니다. 친환경에 관심이 있다면 마음에 들 거예요.

21 카펜터, 싱가포르, 디자인 호텔즈 멤버
443,710원 ~ 575,077원
최저가룸 지난 2개월 기준03
더 웨어하우스 호텔
The Warehouse Hotel








향신료 창고가 디자인 상을 수상한 호텔로
2017년에 문을 연 더 웨어하우스 호텔은 1890년대에 지어진 향신료 창고 3채를 개조한 부티크 호텔입니다. 로비에 달린 도르래 모양 장식에서 해상운송이 활발했던 이곳의 과거를 짐작할 수 있죠.
지붕, 콘크리트 벽, 창문 등 옛 건물의 외관과 구조를 살려 디자인했기 때문에, 37개의 객실 중 어느 하나 같은 방이 없다는 게 재미있어요. 경사진 지붕이 그대로 드러난 객실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고요. 과거를 현재로 끌어들인 인테리어 덕분에, 오픈 이듬해에는 '싱가포르 대통령 배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했습니다.
Tip!
호텔이 위치한 ‘로버트슨 키’ 지역은 과거 분주한 부두였지만, 이제 맛집과 브런치 카페, 펍이 모여있는 핫플로 꼽혀요. 여유로이 동네 맛집을 탐방하고, 강변을 따라 저녁 산책도 즐겨보세요.

더 웨어하우스 호텔, 싱가포르, 디자인 호텔스 멤버
392,414원 ~ 564,253원
최저가룸 지난 2개월 기준04
덕스턴 리저브 싱가포르, 오토그래프 컬렉션
Duxton Reserve Singapore, Autograph Collection








금빛으로 물든 19세기 싱가포르 전통 상점가
호텔이 위치한 '탄종 파가르'는 싱가포르의 역사적 중심지로, 과거 이주 노동자들의 거주지이자 상업 지구였던 지역입니다. 80년대 정부의 구도심 보호 계획에 따라 이곳에 있던 전통 상점가 대다수가 보존되었는데, 그중 8채를 연결하고 개조해 탄생한 호텔이 바로 덕스턴 리저브 싱가포르예요.
잘 보존된 역사적인 건물에 수여하는 정부의 ‘건축 유산상’을 받기도 한 이곳은, 금색과 검은색을 과감하게 사용한 인테리어가 특징인데요. 여기에 동아시아와 유럽 건축물의 특색이 한데 어우러져 이국적이고 레트로한 분위기가 흐릅니다. 왠지 하룻밤만 머물러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죠! 옛 구조를 살린 설계 덕분에, 모든 객실 디자인은 조금씩 다르다고 합니다.
Tip!
1970~80년대 분위기를 재현한 아누스카 바(Anouska's Bar)에 가면, 전직 본드걸이자 호텔 디자이너인 '아누스카 헴펠'에게 바치는 칵테일 ‘007 여왕 폐하 대작전(On Her Majesty’s Secret Service)'이 있어요.

덕스턴 리저브 싱가포르, 오토그래프 컬렉션
287,844원 ~ 564,254원
최저가룸 지난 2개월 기준05
더 배럭스 호텔 센토사 바이 파 이스트 호스피탈리티
The Barracks Hotel Sentosa by Far East Hospitality







참전 군인과 티타임을 할 수 있다면
센토사 섬에 위치한 더 바락스 호텔은 1904년에 지어진 영국군 병영을 정교하게 복원한 곳입니다. 100년 넘게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싱가포르의 역사와 얽혀있는 이곳은, 현재 아름다운 야외 수영장을 둔 리조트가 되어 여행객들을 맞이하고 있어요. 특별한 호텔 프로그램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이 병영에서 복무했던 군인들과 차를 마시며, 센토사의 군사 역사와 건물에 얽힌 일화를 듣는 '헤리티지 테일즈&티(Heritage Tales&Tea)'입니다. 역사의 산증인이 전하는 이야기라니, 듣고 나면 싱가포르와 한걸음 가까워질 것 같네요.
객실은 1층과 2층에 있는데, 1층 방은 수영장과 바로 연결돼 있어 편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오후 4시에는 라운지에서 각종 주류와 카나페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이브닝 칵테일 타임이 열리니 놓치지 마세요!
Tip!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팔라완 비치가 바로 근처에 있습니다. 센토사 익스프레스 모노레일을 타면 비보시티 쇼핑센터도 쉽게 오갈 수 있는 위치예요.

더 바락스 호텔 센토사 바이 파 이스트 호스피탈리티
698,143원 ~ 984,877원
최저가룸 지난 2개월 기준자료 제공ㅣ더 배럭스 호텔 센토사 공식 인스타그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