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바트 도심의 엘리자베스·데이비 스트리트 모퉁이 여행정보센터 앞, 붉은색 2층 오픈탑 버스가 시동을 걸면 정류장에 선 여행자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손목시계로 향한다. 탁 트인 2층 좌석에서 붉은 벽돌과 사암색 석조 건물이 이어지는 도심 거리를 내려다보며 물가로 향하는 풍경은 전형적인 시티투어 버스의 낭만을 선사한다. 그러나 ’24시간 티켓’이라는 상품 명칭을 온종일 자유롭게 도심을 누비는 자유이용권으로 이해했다면 현장에서 적잖이 당황하게 된다.
현지 전문 운영사 레드 데커(Red Decker)가 운행하고 줌줌투어 등을 통해 유통되는 ‘호바트 시티 익스플로러(Hobart City Explorer)’는 하루 24시간 내내 운행하는 교통수단이 아니다. 출발점 기준 오전 9시 첫차를 시작으로 오후 3시 막차까지 한 시간 간격으로 하루 단 일곱 차례만 차를 띄우는 90분 순환 노선이다. 운영사 사이트 공식 안내에 따르면 이 노선은 현재 매일 동일한 시간표로 운행된다. 티켓에 찍힌 ’24시간’이라는 상징적 숫자와 일곱 번이라는 제한된 운행 횟수 사이의 간극을 파악하는 것이 이 투어의 성패를 가른다.

60분 배차 간격과 하루 일곱 차례 운항이 규정하는 동선
이 순환 버스의 일정표는 여행자의 체류 시간을 철저히 한 시간 단위로 묶어둔다. 출발점인 여행정보센터(정류장 A)에서 오전 9시에 떠난 버스는 20개 정류장을 거쳐 90분 만에 한 바퀴를 돌아온다. 중간 정류장들은 출발 시각이 순차적으로 늦어지는데, 일례로 로열 태즈메이니아 식물원(정류장 S)은 첫차가 오전 10시 15분, 막차가 오후 4시 15분에 도착한다.

배차 간격이 정확히 60분이므로 특정 명소에 하차할 경우 관람 계획은 철저히 정시 단위로 계산해야 한다. 관람을 1시간 이내로 마치면 바로 다음 버스에 오를 수 있지만, 1시간 30분이 소요되면 결국 버스 한 대를 보내고 2시간 뒤에 오는 차량을 기다려야 한다. 특히 종점 기준 막차가 오후 3시에 끊기기 때문에, 늦은 오후 정류장에 홀로 남겨진다면 당일에는 다시 탑승할 버스가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도보 구간의 비효율과 외곽 거점에서의 뚜렷한 효용
운영사 안내 매뉴얼에 따르면 살라망카 플레이스에서 배터리 포인트까지는 켈리스 계단을 따라 가볍게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다. 도심 내부의 인접한 정류장 몇 곳을 오가는 용도로만 이 티켓을 소비한다면 지불한 요금에 비해 효용이 떨어진다.

시티 익스플로러 버스가 진정한 값을 발휘하는 지점은 도심 보행권에서 벗어난 외곽 거점이다. 예약이 필수라고 안내되는 캐스케이드 양조장(정류장 J)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캐스케이드 여성 공장(정류장 K), 14헥타르 규모를 자랑하는 로열 태즈메이니아 식물원 등이 대표적이다. 캐스케이드 여성 공장에서는 현장 가이드 투어나 40분짜리 1인극 공연을 개별 선택할 수도 있어 외곽 명소를 반나절 이상 깊이 있게 둘러보고자 할 때 버스의 기동력이 빛을 발한다.

다만 기본 시내 순환 노선은 호바트 외곽의 핵심 명소인 마운트 웰링턴이나 리치먼드 빌리지까지는 닿지 않는다. 운영사는 이들 지역을 연계한 48시간 콤보 상품을 별도로 판매한다. 운영사 직접 판매가 기준 시티 루프와 마운트 웰링턴 2.5시간 투어를 결합한 패키지는 성인 AU$95, 리치먼드 빌리지 4시간 투어를 결합한 패키지는 AU$105로 책정되어 있어 여행 목적지에 따른 사전 노선 확인이 요구된다.
AU$10 차이의 선택, 첫 탑승 시각이 가르는 티켓 전략
줌줌투어 판매 페이지 기준 24시간권은 AU$50(약 4만 6,542원), 48시간권은 AU$60(약 5만 5,850원)이다. 운영사 직접 판매 가격 역시 성인 기준 동일하게 형성되어 있다. 두 티켓의 가격 차이는 AU$10에 불과하지만, 일정 설계에 따라 체감 효용은 크게 달라진다.

상품 설명에 명시된 유효시간 계산법은 ‘첫 사용 시점’부터 기산된다. 즉 종점 막차가 오후 3시라 하더라도 첫 탑승을 오후 1시나 2시에 시작했다면, 이튿날 오전 9시 첫차부터 탑승을 재개해 24시간 만료 시점까지 이어 탈 수 있는 구조다. 만약 첫날 오후에 도심 구간을 훑고 이튿날 식물원이나 캐스케이드 구역을 여유 있게 둘러볼 계획이라면, AU$10을 추가해 48시간권을 확보하는 편이 촉박한 오후 막차 시간에 쫓기지 않는 합리적인 대안이 된다.
↗ 줌줌투어에서 호바트 시티 익스플로러 버스 24·48시간권 보기
이 글의 예약 링크를 통해 구매가 이루어지면 운영사에 수수료가 지급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