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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첨탑에서 닝갈루 산호초까지, 서호주 3,200km 종단의 명암

사막의 첨탑에서 닝갈루 산호초까지, 서호주 3,200km 종단의 명암

새벽빛이 채 가시지 않은 퍼스 도심을 빠져나온 미니버스가 북쪽으로 기수를 틀면, 창밖 풍경은 순식간에 메마른 황토와 낮은 관목림으로 뒤바뀐다. 남벵 국립공원(Nambung National Park)의 노란 모래벌판 위에 수천 개의 석회암 기둥이 우뚝 솟은 피나클스 사막(Pinnacles Desert)을 지나, 붉은 사암 협곡이 아찔하게 갈라지는 칼바리(Kalbarri), 그리고 태고의 생명력을 품은 샤크베이(Shark Bay)를 거쳐 남인도양의 거대한 해양 산호초 닝갈루 리프(Ningaloo Reef)까지. 호주 대륙의 서쪽 끝 해안선을 따라 왕복 3,200km를 쉼 없이 관통하는 이 여정은 야생과 대자연의 압도적인 스케일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현지 어드벤처 전문 운영사 오토피아 투어스(Autopia Tours)가 진행하고 줌줌투어 등을 통해 유통되는 ‘퍼스–엑스마우스 6박 7일 투어’는 렌터카 자가운전으로는 엄두를 내기 힘든 서호주 북부 오지를 24인승 전용 미니버스로 연결하는 클래식 로드트립이다. 그러나 야생 고래상어와의 유영이라는 환상적인 기대 이면에는 고래상어 투어가 ‘선택 관광(옵션)’이라는 철저한 현실과, 귀환길 하루에만 840km를 주파해야 하는 강도 높은 일정의 트레이드오프가 도사리고 있다.

피나클스 사막의 석회암 기둥 앞에 모인 투어 참가자들
남벵 국립공원 피나클스 사막의 거대한 석회암 기둥 군락 사이에 선 투어 참가자들. (사진: 줌줌투어)

붉은 대륙과 청록빛 바다의 극적인 교차

이 투어의 가장 강력한 매력은 호주 아웃백 특유의 거친 사막 지형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해양 생태계가 쉴 새 없이 교차한다는 점이다. 둘째 날 마주하는 칼바리 국립공원의 머치슨 협곡(Murchison Gorge)과 Z-벤드(Z-Bend)는 수억 년에 걸친 침식이 빚어낸 붉은 사암 절벽으로 여행자를 압도한다. 협곡 가장자리에 서면 대륙의 광막한 고립감이 피부로 전해진다.

칼바리 국립공원의 붉은 사암 아치에 앉은 여행자붉은 협곡 위 바위에 선 두 여행자
칼바리 국립공원의 붉은 사암 지형에 걸터앉은 여행자(왼쪽)와 머치슨 협곡 가장자리 바위에 선 참가자들(오른쪽). (사진: 줌줌투어)

북쪽으로 더 올라가면 풍경은 초현실적인 바다로 전환된다. 3일 차에 들르는 샤크베이의 셸 비치(Shell Beach)는 모래 대신 새하얀 백합조개 껍데기만으로 끝없이 이어진 해변이다. 하메린 풀(Hamelin Pool)에서는 지구 원시 대기를 형성한 살아있는 화석 ‘스트로마톨라이트’ 군락을 목격하게 된다. 이어지는 몽키미아(Monkey Mia)의 야생 돌고래 조우와 국립공원 진입은 모두 기본 일정에 빈틈없이 포함돼 있다.

‘SHARK BAY WORLD HERITAGE AREA’ 표지석 위와 앞에 모인 투어 참가자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샤크베이 표지석 앞에 모인 일행. (사진: 줌줌투어)
샤크베이 얕은 바다에 드러난 스트로마톨라이트 군락
샤크베이의 얕은 바닷가에 자리 잡은 고대 생명체 스트로마톨라이트 군락. (사진: 줌줌투어)

고래상어와 만타레이, ‘시즌의 제약’과 별도 예약의 벽

많은 여행자가 이 긴 여정에 오르는 결정적 이유는 호주 최대의 해안 보초(Fringing Reef)인 닝갈루 리프와의 만남이다. 4일 차 코랄베이(Coral Bay)와 5일 차 엑스마우스(Exmouth)의 터콰이즈 베이(Turquoise Bay)는 해변에서 불과 몇 미터만 헤엄쳐 나가도 산호초 군락과 바다거북이 유영하는 천혜의 수중 낙원이다.

그러나 일정표의 세부를 들여다보면 중요한 판단 지점이 드러난다. 해양 투어의 정점으로 꼽히는 ‘고래상어 및 혹등고래 수영’은 기본 투어 요금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개별 선택 활동이다.

산호초 위를 스노클링하는 두 사람수면 아래를 지나는 만타레이
닝갈루 리프의 산호초 위를 유영하는 스노클러(왼쪽)와 거대한 날갯짓으로 심해를 가르는 만타레이(오른쪽). 고래상어와 만타레이 전용 투어는 기본 요금 외 별도 선택 활동이다. (사진: 줌줌투어)

무엇보다 야생동물의 이동 주기에 따른 엄격한 시즌 제약을 확인해야 한다. 서호주 관광청(Tourism WA)과 현지 운영 매뉴얼에 따르면, 닝갈루 해역의 고래상어 투어는 통상 3월부터 7~9월 사이에 집중된다. 혹등고래와의 수영은 8월부터 10월 사이에만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연중 조우가 가능한 만타레이와 달리, 늦가을부터 이듬해 초봄(11월~2월) 사이 출발하는 여행자라면 고래상어 투어 자체가 열리지 않는다.

설령 성수기에 합류하더라도, 5일 차 케이프레인지 국립공원 체류일 등에 진행되는 고래상어 투어는 현지 보트 정원이 조기에 마감되는 경우가 잦아 출발 전 사전 예약이 필수적이다. 만약 해양 투어를 추가하지 않는다면 해변 스노클링이나 엑스마우스 마을 자유 탐방으로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루 840km 주행, 거친 아웃백 캠프식 여정의 명암

이 여정은 안락한 리조트 휴양과는 거리가 먼 본격적인 어드벤처 투어다. 7일간의 총 주행거리는 3,200km에 달하며, 특히 엑스마우스에서 제럴턴 인근으로 내려오는 6일 차에는 하루에만 무려 840km의 아웃백 도로를 질주해야 한다. 1일 차(575km), 3일 차(580km) 역시 이동 시간이 일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해안 절벽 위 붉은 흙길에 선 투어 미니버스와 짐 트레일러
붉은 비포장 절벽 위에 짐 트레일러를 달고 멈춰 선 투어 전용 미니버스. (사진: 줌줌투어)

투어 운영 방식 역시 ‘참여형 로드트립’의 성격을 띤다. 24인승 미쓰비시 로사 버스 뒤에 대형 짐 트레일러를 매달고 이동하며, 참가자들은 끼니마다 식사 준비와 뒷정리, 짐 싣기를 가이드와 함께 분담한다. 거친 오지 환경을 가로지르는 특성상 숙소 환경도 감수해야 할 요소다. 추가 요금을 지불하고 2인실 개인실을 예약하더라도, 외딴 내륙 숙소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개인 전용 욕실(Ensuite)이 매일 밤 보장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끝없이 펼쳐지는 붉은 황야, 밤하늘을 빼곡하게 수놓는 은하수, 낯선 국적의 동행들과 식재료를 나누며 쌓아가는 연대감은 장거리 버스 이동의 피로를 상쇄하는 아웃백 투어만의 독보적인 낭만이다. 스스로 사륜구동 차량을 몰고 오지 도로를 주파할 자신이 없는 여행자에게, 베테랑 가이드의 안내 아래 서호주 북부의 정수를 한 번에 꿰뚫는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통로임은 분명하다.

↗ 엑스마우스 7일 투어 숙소 옵션별 요금과 출발일 확인

이 글의 예약 링크를 통해 구매가 이루어지면 운영사에 수수료가 지급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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